논술·관찰평가 강화… ‘즐기는 수학’ 만든다 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 발표
앞으로 초·중·고등학교 수학 수업에서 문제풀이 방식이 지양되고 과정중심의 평가가 확대된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수학교육의 중장기 비전과 추진과제를 담은 ‘제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을 15일 발표했다. 수학 과목에 대한 흥미를 높여 수학 포기 학생(수포자)을 줄이자는 게 주요 골자다. 수포자는 중·고등학생 10명 가운데 3∼4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종합계획에 따르면 결과보다 과정 중심의 평가를 강화하고 학생의 체험과 탐구 위주의 수업이 이뤄진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서술·논술형 평가, 관찰평가, 자기평가 등 대안평가 방안을 마련해 활용성을 검증한 뒤 각급 학교에 보급한다.

수포자를 줄이기 위해 학습량과 난이도를 적정 수준으로 제한한다. 교육부는 오는 9월 교육과정 개정 고시에서 학생들이 학습할 수학의 최소 성취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 수업에서 불필요한 계산에서 벗어나도록 계산기, 소프트웨어(SW) 등 공학적 도구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수학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공유하는 ‘성공 경험’ 우수사례 공모전을 열 계획이다. 수학의 실용성을 익힐 수 있도록 고교 선택과목의 경우 실용수학, 경제수학, 수학과제탐구 등이 신설된다. 수학교육의 인프라를 넓히는 방안도 추진된다.

하지만 이번 계획은 2012년 발표된 뒤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던 ‘수학 선진화 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고 관련 예산도 확보되지 않아 ‘무늬만 계획’에 그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수일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계획 자체는 흠 잡을 데 없이 아주 이상적인 내용이나 한국 교육 여건에서 과연 제대로 진행이 될지는 의문”이라면서 “예산조차 확보하지 않은 것만 봐도 지난 수학 선진화 방안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학 선진화 방안의 경우 약 5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도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집행한 예산은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최 대표는 또 “교사의 주관이 들어가야 하는 과정중심의 평가가 수능 위주의 대입과도 맞지 않기 때문에 결국 사장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수학 선진화 방안과 내용이 겹친다기보다는 연장선상에 있다”며 “올해는 최소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내년부터는 예산을 제대로 확보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